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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감자전

나에게 감자란 감자전이다.
삶은감자, 감자볶음, 닭 볶음탕에 빠진 감자
구운감자,포테이토, 샐러드 감자 다양하지만
감자전 만큼 좋아하는게 없다.
갈아서 만드는 감자전 보다는
기름에 달군 팬에 감자채를 그대로 얹어
후추살살, 소금살살 뿌려 전을 주로 만든다.
우리 가족 모두 좋아하는 감자전,
정확히 말하면 감자채 전 이라고 해야겠다.
이거야 말로 겉바삭 속촉촉으로 우리가족
식탁에서는 식감과 맛을 한번에 잡는 주인공 이다.

난 고명이 많이 들어가야 하는 잡채나 볶음요리
음식을 귀찮아 한다. 재료를 다듬고 손질해야
하는 채소들이 많아지는 순간 에너지 소모가
되는 걸 느낀다. 이렇게 감자 딱 하나만 놓고도
근사한 요리가 되는 효율성 있는 음식 만드는 걸
선호한다.^^

시집와서 11년 동안 시월드에서는
감자요리를 한번도 볼 수 가 없었다.
어느날은 감자와 관련된 이야기로
물꼬가 터서 여쭤본 적이 있다.

우리 어머님에게 감자란,
힘든시절 질려버리게 드셨던 감자라며
쳐다도 보기 싫은 음식 이라고 하셨다.
그 옛날 먹을 것이 없고 배는 채워야 했던
채우기 위해 먹아야 했던 음식.
아무리 맛있는 것도 억지로 먹고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먹는건데
맛이랴 있을까?
어머니에게 감자란 서글픔 이라고
정의 내려야 할 것 같다.

우리 아이들에게 감자전은 먹방이다.
치열하게 젓가락질이 오간다.
한조각 남았을 때, 평소 행동이 느려
애늙은이 라는 소리를 듣는
둘째가 재빠르게 한조각을 가져가며
누나 눈치를 본다.
우리 부부에게는 그림의 떡이 되고 만다.

나도 일하기 전까지만 해도 요리를 잘 했다.
주변에서 너가 싼 김밥 먹고 싶다, 너가 한
제육먹고 싶다 라는 말을 자주 들을 정도였다.
손을 떼니 정말 하고 싶지 않고 요리에
정성과 혼이 안들어가니 맛도 덜하다.
모든일에는 정성이 들어가야 맛이 나는 것 같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하루의 모든 온갖 일에
정성을 쏟는다면 쓰러지기에 나는 이제
구분해서 정성을 쏟는 것 같다.

그러나 감자전 만큼은 정성을 쏟지 않아도
맛나니 나에겐 만들기 쉬운 최애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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