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번갈아 가면서
아침 차리면 어떨까?"
"별로 좋은 방법 같진 않아."
"나도 아침에 할 일도 많고
번갈아 가면서 하자는데
생각해 볼께, 도 아니고."
일 하면서 때 되면 밥차리고
아이들 간식챙겨주고
나만 바쁜 것 같아
억울함이 꾸역꾸역 올라올
때가 많다.
밉다밉다밉다 글씨 수천개는
머릿속에 그려진다.
그럴 땐 미웠던 것들만
쓰나미처럼 빠르게 몰려온다.
신랑과 나는 집에서 주거도 하고
일하는 공간도 각자 있다.
(집이 크지 않아 공간이 나눠서 작게작게^^)
아이들 교육, 먹는거 다 내 차지에
일도 하면서 바쁘게 병행을 하고 있다.
쉽게 말해 하루를 봤을 때
신랑은 본인만 신경쓰고 할일 하면
무난히 끝나는 패턴이 된다.
몇주 전 친정에 갔다.
"엄마! 세면대 물이 너무
천천히 내려가."
"집 지을 때 부터 그랬는데..."
몇시간 뒤 신랑이 얘기한다.
"장모님, 이제 물 잘 내려가요."
"어! 그래? 어떻게 했어?"
긴 플라스틱 막대는 어디서 찾았는지
그걸로 조용히 뚫고 있었다.
그랬다. 우리 신랑은 정말 꼼꼼한
구석이 있다.
신혼 때는 치약도 끝에서 부터
짜라고 잔소리 했었고,
집 안 물건을 다시 디피 할 때도
꼼꼼히 사이즈 재서 한번에
일을 할 줄 아는 남자다.
최근에도 화장실 벽 곰팡이 때가
안 지워져, 화장실 타일 좀 교체 했으면
좋겠다고 한 적이 있는데,
며칠 후 마트를 다녀오면서 필요한
물건과 함께 곰팡이 제로를 사왔다.
그 후 아주 깨끗이 닦여져 있었다.
눈에 보이는 집안일을 도와 주는 것
보다 그렇게 뒤에서 우리의
생활편리를 위해 신경쓰고 있는
신랑에게 욱 하는 잔소리좀
줄여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행동이 앞서는 나와는 많이 다르다.
오늘 법륜스님의 영상을 하나 보게 됐다.
어느 한 아주머니의 고민은
"남편 성격이 많이 여리고 소심하고,
제가 무슨 질문을 하거나 걱정하는 말만해도
내 입장에서는 대화의 시도인데 그걸 이해 못하고
자꾸 화를 내요." (대범 했으면 좋겠어요....(속마음).)
법륜스님
"화를 내는 건 그 사람 사정이고
묻고 싶은 건 내 사정이니까
화를 내든지 말든지 질문을 자꾸 하세요.
그게 싫으면 대범한 사람 구해서 살면되지,
그러나 대범한 사람 만나면 숨막혀서 또 못산다.
그래도 짜증내는 게 낫지, 생각한다니까"(ㅋㅋㅋㅋㅋ)
스님 말인 즉슨
'칼이 날카로워서 좋지만
손을 베는 것 처럼
솜은 부드러워서 좋지만
줏대가 없는 것 처럼
사물에는 늘 이런 양면성이 있다.
그러니까 사람은 문제가 없는 거다.'
어떤 때는 대범하고
어떤 때는 소심하고
어떤 때는 부드럽고
줏대 있을 때는 줏대 있고
이런 사람을 원하는건
욕심이다.
언제나 참 명쾌하시다.
글쓰기는 관찰하기다.
무심히 봤던 부분을 유심히
신랑을 관찰해 보며
오늘은 우리신랑에 대해
관찰해 봅니다.
그래도 우리 신랑은
대범할 때 대범하고
부드러울 땐 부드럽고
줏대는 항상 있다.
장점이 많은 신랑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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